발언1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 살고 싶다! 2017.04.03.

작성자: 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17-04-21 16:43:46    조회: 870회    댓글: 0
< 유명연예인 박00 성폭력사건 공대위 기자회견 >  2017. 4. 3(월). 12시

발언 1 :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 살고 싶다!
이미경(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성폭력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기본적인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 살고 싶다는, 너무나 당연한 말씀을 드리고자  왔습니다.

- 우리는 작년 7월 28일, 뜨거운 여름날 바로 저기 서울지방검찰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작년에 우리는 검찰에 유명연예인 박00사건의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했지만, 검찰은  강간고소 4건을 모두 불기소처분 했고, 나아가 무고죄 및 명예훼손죄로 2명의 피해자를 기소했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 검찰의 현주소입니다.

- 더욱이 검찰은 첫 번째 고소인과 두 번째 고소인에게는 구속영장까지 청구했고, 알고 계시듯이 첫 번째 고소인은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으며 현재 2년 실형을 살고 있습니다.

- 두 번째 고소인도 지난 3월 2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았습니다. 저는 3월3일 오전 0시02분에  대기해있던 서울구치소에서 법원으로부터 ‘구속기각’을 통보받고, 혼자서 정문을 걸어 내려오던 두 번째 고소인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데 무고죄로, 그것도 구속여부를 심사받아야했던 그분이 느꼈을 참담함과 두려움, 고통, 분노가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적반하장격인 검찰의 처분에 공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공동대책위원회의 일원으로서 그분께 정말 죄송했고, 반성폭력활동가로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그 분은 첫 번째 고소인의 고소를 뉴스를 통해 접하고 “바로 내 이야기인데”라며 놀랐다고 했습니다. 고소를 통해 화장실에서의 성폭력을 성관계한 것으로 오해할 박00에게 ‘그것은 성폭력이었다’는 것을 똑바로 알려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인간으로서 자존감을 되찾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피해자에게 검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다행히 법원은 이를 기각  했습니다. 곧이어 검찰은 이 여성을 무고죄로 기소했습니다.

- 당시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던 분은 온 국민이 잘 알고 계시는 박근혜 전대통령을 구속시킨 강부영판사입니다. 이 분은 지난 3월 23일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의 배용재 시인에게도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판사들 사이에서 “이것저것 재고 계산하지 않는 스타일의 맑고 순수한 영혼”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런 정의로운 판사가 이 재판을 맡았으면 합니다.

 - 그런데 피해자가 어떤 경찰, 어떤 검찰, 어떤 재판부를 만나느냐에 따라 기소와 유무죄여부가 달라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정녕 법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고, 법이 정의롭고 공정하다는 것은 미사려구로서가 아니라, 실제적인 현실이어야 할 것입니다.

- 저는 이 사건이 소위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에 대한 편견에 가리어져 있음을 개탄합니다. 도대체 우리나라 형사사법절차 담당자들은 언제까지 인권을 침해하는 성폭력 사건에 대해 ‘보호할만한 정조’타령을 하고 있을 것인가요?
 
- 돌아보면, 성폭력 피해자가 하루아침에 피고인의 신분으로 뒤바뀌기는 현상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26년 전에 만난 한 피해자가 있습니다. 그 분은 실업계고등학교 졸업반으로 입사한지 일주일 만에 회사 사장과 회식자리에서 마신 맥주 2잔에 완전히 취한 상태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했습니다. 1991년 당시에는 성폭력 신고율이 2%에 머물고 있던 시점이라 고소를 결심하기까지도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 그 분은 검찰조사를 받던 중 검사에 의해 무고죄로 구속기소를 되었는데, 이유는 가해자인 사장에게 금전적 피해 보상, 즉 돈을 요구한 것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이제 막 스무살인 여성이 피해 다음 날 산부인과에 가서 상해 진단서를 떼고, 숙박업소에 가서 주인으로부터 어젯밤 입실할 때 많이 취한 상태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녹음한 소위 ‘주도면밀한 피해자’ 였던 점도 무고죄 구성에 한 몫을 한 것 같았습니다.

- 결국 이 사건은 피해자가 고소하기 전 성폭력상담소와의 전화상담을 통해 고소 시 어떤  증거들이 필요한지를 자세히 안내 받았다는 점과, 가해자로부터 금전적 보상을 받는 것은  피해자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중 하나라고 말했던 해당 상담원의 법정진술, 관련 연구자료와 주변인의 탄원서 제출 등 여러 노력으로 간신히 무고의 혐의를 벗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당시 그분이 겪어야했던 억울한 상황에 공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이처럼 무고죄는 예나지금이나 유독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와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상담현장에서 보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피의자들이 ‘아니면 말고’식으로  일단 무고죄로 피해자를 역고소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 유명연예인 박00 성폭력사건, 이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이 사건은 분명한 성폭력임에도 불구하고 무고죄로 재판에 회부되었습니다. 재판부는 잘못내린 판결이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또한 잘못내린 판결은  성폭력을 조장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십시오.

-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씀드립니다. 재판부는 기존의 법의 객관성·법의 합리성이라는 이름으로 간과해왔던 피해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피해자의 경험을 ‘가슴’으로 이해하는 판결을  내려주십시오.

- 우리 공동대책위의 348개 단체를 포함한 전 국민은, 재판부의 올바른 판결을 기대하며  이 사건의 재판과정을 지켜볼 것입니다.

- 감사합니다!

출처: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카페, [참고-기자회견 발언문] 유명연예인 박00 성폭력 사건 기자회견 발언문. 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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