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성교육, 콘돔과 피임약 사용법 포함시켜야”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10-03-18 17:27:00    조회: 4,947회    댓글: 0
  “미성년 성교육, 콘돔과 피임약 사용법 포함시켜야” 

지난 달부터 방영 중인 ‘산부인과’라는 드라마가 콘돔 사용법을 알려주는 성교육 장면을 내보내 화제를 낳고 있다. 극 중에서 산부인과 의사 서혜영 역으로 열연 중이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홍보대사’이기도 한 주인공 장서희씨가 1일 성교육 강사를 맡아 고등학생들에게 콘돔 사용법과 피임약 복용법, 에이즈에 걸렸을 때 평생 먹어야 할 약들을 알려주고,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다면 즉시 부모님께 알리고 병원을 찾아 상담하도록 설명하는 장면이었다.

해당 회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성교육 방식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도 성에 대해서 부끄러운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은 가르쳐야’, ‘학교에서도 직접적인 피임교육을 실시했으면 좋겠다’는 시청자 의견이 많이 올라왔다고 한다.

이 드라마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전문의들도 ‘성년이 되기 전에 정확한 피임방법을 알려주는 실질적인 성교육이 미성년 인공임신중절 근절과 미성년 미혼모 예방에 더욱 효과적’이라는데 동의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의 서정식 위원(산부인과 전문의)은 “미국의 경우, 부시 대통령 임기 중 소녀들에게 혼전 성관계를 하지 않도록 하는 순결교육을 강조한 결과, 오히려 점차 줄어들고 있던 재학 중 소녀들의 미혼 임신률, 성병 발병률이 부시 대통령 임기 중 대폭 증가한 경우가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미국 질환 예방 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1991년부터 감소 추세였던 15살 이상 소녀들의 임신률이 2005년부터 미국 절반 이상의 주에서 대폭 늘어났고, 같은 연령대 소녀들의 매독과 임질 발병, 미성년 남자의 에이즈 발병 등이 50~100%의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면적인 성교육 보급을 지지하는 미국 단체들은 혼전순결만 강조하고, 구체적 피임지식을 알려주지 않은 미국 교육정책의 실패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한다.

서정식 위원은 ‘미성년자 대상의 성교육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병 예방과 피임에 대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포함시키고, 청소년도 콘돔과 피임약을 쉽게 구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극 중에서 서혜영이 ‘더치페이’를 예로 들었듯이, 네덜란드 청소년들은 남자는 콘돔, 여자는 피임약으로 스스로 피임하도록 교육을 받고 있다며 한국 청소년의 성교육 현장도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문했다.

한 여성포털이 3월 3일 내놓은 네티즌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37%가 ‘낙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미혼이나 미성년자라서’라는 이유가 17%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고 한다. 한국 여성들의 피임약 복용률이 약 3%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피임을 위한 여성들의 노력도 더욱 절실한 셈이다. 서정식 위원은 청소년기부터 피임약 복용방법이나 콘돔 사용 방법 같은 구체적인 성교육을 전문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의 구축을 위해 사회가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는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학교 등으로 ‘찾아가는 청소년 성교육’을 2009년부터 실시해 오고 있으며, 피임 생리에 관한 의학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네이버 까페 및 웹페이지(http://www.wisewoman.co.kr/piim365, 또는 피임생리이야기.com)를 개설하고, 산부인과 전문의가 온라인 상담을 해 주고 있다. <와이즈우먼 피임생리 이야기> 무료 콜센터(080-575-5757)를 통해서도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전문교육을 받은 간호사들로부터 무료 전화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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