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강요에 성추행'‥점점 야해지는 대학가 ‘막장’

작성자: 최고관리자님    작성일시: 작성일2010-02-04 14:36:00    조회: 4,461회    댓글: 0
  '술 강요에 성추행 '‥점점 야해지는 대학가 ‘막장’


 모임문화 ‘Ma시고 To하는’ MT
 '입으로 술 전달 '  '여학생 눕혀놓고 팔굽혀 펴기 ' 등 게임 ‘충격’   

최근 한 명문대 수시합격생들의 모임에서 발생한 선후배간 음주·성추행 사건으로 대학가에 파장이 커지고있다.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비슷한 일들을 당했다는 제보글에서부터 대학가 술 문화를 비판하고 자성을 촉구하는 댓글들이 이어지고있다. 새내기 배움터, 학과나 동아리에서 가는 MT, 대학 축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정모 등 대학생들의 각종 모임문화가 강요된 술 문화와 성추행 등으로 얼룩지고있다.

◆ 강요된 술 문화...야해져 가는 술 게임

대학생들의 모임 문화를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것이 술자리 문화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처음 맞게 되는 새내기 배움터를 시작으로 학과 행사, 대면식, 동아리 모임, MT나 대학 축제 등 4년간의 모든 대학 생활에서 술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러나 친목을 위해 마련되는 술자리에서는 건전한 문화를 익히는 대신 술을 무절제하게 권하거나 강요받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과도한 음주로 번져 성추행이나 싸움 등의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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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술자리에서 행해지는 게임들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퇴폐적이라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술자리에서 대학생들은 게임의 벌칙으로 ‘술을 입으로 전달하기 ' ‘종이 사이로 키스하기’ 등을 서슴지 않는다. A대학의 특정 학과에서는 술자리가 끝난 후 남자 선배들이 친한 남자 후배들만 따로 모아 안마소를 가는 등 충격적인 관행이 이뤄지고 있다.

◆ 빈번한 성추행‥군기잡는 방법도 ‘충격’

대학 모임에서 성추행 사건은 빈번히 발생되고 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09년 5월 충북 B대학의 MT에서 남자 선배들이 여자 후배들을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MT자리에서 남자 선배들이 여자 후배들에게 술을 강제로 먹이거나  '여학생 눕혀놓고 팔굽혀 펴기 ' 등 퇴폐적인 게임 벌칙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추행 사건은 또 C대학의 학생회 모임에서도 일어났다. 한 학생회 간부가 만취한 상태로 간부 여학생을 성추행한 것이다. 이외에도 지난 24일 D대학 신입생 수시모임에서도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 됐다.

네티즌들은 이같은 대학가 성추행에 대해 “감방에 보내버려야 한다” “MT가 MT(모텔)냐” “막장 MT속 말종 인간들”이라고 거센 비난을 퍼부었다.

MT 등의 모임에서 후배들의 군기를 잡는다는 이유로 치러지는 각종 관행들도 충격적이다. E대학의 일부 학과에서는 후배들을 모두 세워놓고 한 사람씩 돌아가며 무조건 술을 마시게 하는 방식으로 사발식을 치룬다. 술을 다 마신 후에도 선배들이 트집을 잡거나 시비를 거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가 이어진다. F대학의 특정 학과에서는 사발식을 거행한 후에 거친 욕설과 ‘이유 없는’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 연예인에만 관심 쏠리는 대학 축제

매년 5월에 열리는 각 대학의 축제 문화도 그저 ‘놀고 먹고 즐기는’ 장으로 변질됐다. 인기 가수 등 연예인이 오는 전야제나 응원제에만 학생들이 몰린다.

연세대 김솔지(22,국어국문학)씨는 “축제 기간에 학생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연예인이 누가 오느냐’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중심이 돼야할 축제가 연예인 섭외에만 치우쳐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축제 후기에서 “연예인을 위한, 연예인 중심의 축제”, “어느 연예인이 왔느냐에 따라 학교 축제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듯한 씁쓸한 대학 축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의 참여 부족으로 일부 프로그램들이 취소되는 낮과는 달리, 밤이 되면 캠퍼스 곳곳에는 술판이 벌어진다. 학과나 반 단위로 주점을 열기 때문이다. 축제장은 폭음을 하는 분위기로 이어지면서 난장판이 된다. 인사불성이 돼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인적이 드문 곳에서 진한 애정표현을 하는 학생들도 많다. 또 이러한 혼란스러운 틈을 타 도난이나 성추행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흔히 ‘대동제’라고 불리는 대학 축제가 ‘연예인 콘서트 장’, ‘술 마시고 노는’ 것으로 변질되며 축제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다.

◆ 건강하게 즐기는 대학 문화‥대학 스스로 만들어가야

대학 모임들의 성격이 이렇게 변질되면서 ‘건강한 대학 문화’를 외치는 목소리도 높다. 건국대 김 모(20,자율전공학)씨는 “연예인을 보러가는 축제가 아니라 대학생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한 네티즌은 “MT 문화가 깨끗해지길 기대한다. 술을 마시지 않거나 게임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건설적인 방향, MT의 진짜 목적을 살리면서도 즐겁게 놀 수 있는 문화를 함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과 학생회 측에서는 이같은 무절제한 대학 모임문화의 뿌리를 뽑기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연세대는 몇 년 전부터 강압적인 술자리 문화를 폐지함과 동시에 음주 문화 관련 규정을 만들어 각 학과 등 공동체 모임에서 멤버들에게 공개하도록 했다. 지난 2009년 총학생회는 ‘술 없는 오리엔테이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성공회대 교양학부 김찬호 교수는 이같은 무절제한 대학생 모임문화 형성의 원인을 ‘결핍’과 ‘흡수’로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놀이문화를 즐기거나 스스로 배우지 못한 채로 성장해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 선후배라는 이름에서 잘못된 권위·복종의식이 생길 수 있고 무비판적으로 대학문화를 흡수하게 되면서 생산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 내 놀이문화 창조에 대한 성찰적인 과정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생산해낼 수 있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강하게 즐기는’ 대학 모임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그릇된 음주 문화와 퇴폐적인 문화를 바꾸는 일이 시급하고 여기에는 대학과 교수,학생 등 대학가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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